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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명량

by 발비(發飛) 2014. 8. 6.

 

 

[군도]를 이야기한다. 보느라 힘들어 미칠뻔 했다.

[군도]와 비교되며 떠도는 [명량]이라 이 또한 그러면 어쩔 것인가 하면서도 봤다.

하정우가 나오는 [군도], 설마 설마...하면서도 믿기 어려운 스토리전개와 영상을 보면서 하정우는 왜? 그랬었다.

최민식이 나오는 [명량], 이번의 설마는 [군도]처럼... 설마 설마 하면서 사실 기대수위를 엄청 낮췄더랬다.

그래서는 아닐 것이다.

[명량] 좋았다. 몇 군데에서 눈물이 날 정도 였다.

전반부 최민식이 연기한 이순신은  영웅의 고뇌로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우울증 환자 같았다.

불안이 엄습했다. [군도]마냥....

그런데 명량해전이라는 역사적 사실은 만들어낸 이야기인 [군도]의 민란과는 달랐다.

역사적 사실은 이미 스토리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지.

이순신이 지극한 우울감, 갈등, 대인기피, 소통불능, 극단적 감정분출에 이은 출전, 그 이음새를 이야기에서는 어찌 할 순 없었을까. 아쉬웠다.

그런데 최민식이 있었던 것이지. 믿고 맡길 수 있는, 믿고 볼 수 있는...

 

최민식이 연기한 이순신, 그는 최고의 전술전략가임이 틀림이 없다.

한번도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일이 없었던 명량해전을 눈으로 본다.

씨지나 뭐 이런 것들이 몰입을 방해하긴 하지만, 전술의 흥미로움을 덮지는 못했다.

전투는 멋있었다.

노를 저어 움직이는 배, 활과 칼로 싸우는 백병전 그 원시적 전투에서 보는 쾌감이라니...

이순신은 바다위에서도 왕따였다.

아군의 배들은 모두 물러나있었다. 그들을 끌 생각도 하지 않고, 그냥 그가 탄 배 한 척으로 전투를 한다.

정말 이순신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었던 사람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미친놈이기에 승리가 가능한, 뭐 그런.

좋았고, 행복했다.

우리편에 그런 이기는 사람이 있어서, 옳다고, 해야하는 일을 해낸 사람이 있어서 좋았다.

영화가 끝나고 깊은 한숨이 절로 나왔다.

또 그리워하는구나.

[변호사]가 그랬다.

[명량]이 그랬다.

우리는 우리편이 옳은 일을 생각하고, 옳은 일을 해내고, 그들이 오래 살아 그들에게 기대고 싶어한다.

비빌 언덕이 없는 우리들은 비빌 언덕을 그리워한다.

이제 존재하지 않는 것들을 그리워하는데 서서히 지쳐간다.

세월호, 군폭행살인, 온갖피아, 국정원, 4대강, 묵살과 묵인.....

이대로 영원히 이런 세상에서 살게 될까봐 두렵다.

왜 스크린에는 최민식이 있는데, 현실에는 없는가

 

"만일 그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만 있다면 말이다.....그 용기는 백배 천배, 큰 용기로 배가 되어 나타날 것이다."

 

"두려움은... 적과 아군을 구별치 않고 나타난다. 저들도 지난 6년 동안 나에게 줄곧 당해온 두려움이 분명 남아 있기 때문이다."

 

"나의 천행은 회오리가 아니라 백성이었다."

 

 

 

그리고... 이정현. 

귀퉁이까지 섬세한 바느질이 된 것처럼 느껴지게 하는, 이 영화의 화룡점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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