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뉴스의 보도대로 오늘은 매우 차가운 날이다.
바람이 분다.
스커트 밑으로 켜켜히 껴입었지만, 바람은 스커트 자락을 타고 들어와 내 몸을 흔들어 놓길 바란다.
몹시 춥기를 바란다.
바람이 분다. 북풍이 분다.
몸 안으로 바람이 타고 들어온다.
월요일 아침
참 차고 맑은 아침이다.
자연안에 녹아서 산다는 것은 자연이라는 말처럼 그냥 내 몸이 자연과 함께 자연스러운 것이다.
비가 오는 날에는 내 몸에 비가 내리면 그것은 슬픔이겠지만 자연과 결을 함께 해서 슬픔이라기 보다는 행복이 되며,
눈이 내리는 날 내 몸에서 눈이 내리면 그것은 응어리겠지만 자연과 결을 함께 해서 응어리 맺힌 한이라기 보다는 행복이 되며,
바람이 부는 날 내 몸에서 바람이 불면 그것은 흔들림이겠지만 자연과 결을 함께 하는 것이라서 흔들림이라기 보다는 행복이 되며,
....
그래서 나는 자연과 결을 같이 하고 싶다.
내게 어떤 파란만장한 날들이 펼쳐지더라도 그것은 행복이 될 것이니 말이다.
만약
비가 오는 날 내 마음에는 눈이 내리고
눈이 내리는 날 내 마음에는 꽃이 핀다면 그것은 부조화이며 막힘이 되는 것이다.
오늘 북풍이 불었다.
바람이 몹시 분다.
내 마음에는 구름이 가득하다.
바람이 불고 있어 다행이다.
바람 부는 창 앞에서 내 속에서 이는 바람과 결을 마주하고 서 있을 작정이다.
북풍이 불면 산자락에 걸친 구름이 저 남쪽으로 흘러갈 터이고,
간혹 산에 부딪혀 비로 내릴테고, 눈으로 내릴테니,
차게 부는 북풍 앞에 서서 풍성한 스커트 자락 사이를 타고 바람이 내 몸을 흔들어놓길 기대한다.
내가 만들어 놓은 일들의 해결방법,
어리석게도 자연이다.
스스로 자, 그러할 연.
그냥 그렇게 스스로 해결되도록 가만히 있는 일,
자연의 행보에 맞춰 그저 나를 자연 앞에 가만히 두는 일, 그것이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런지 모른다.
오늘, 밖에는 북풍이 분다.
바람 앞으로 나가자.
'주절거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사 (0) | 2009.01.01 |
---|---|
아무렇지도 않은 날 (0) | 2008.12.23 |
변심 (0) | 2008.11.25 |
[업그레이드2] 데일리 프로젝트 (0) | 2008.11.17 |
[예술하다] 돌그림 1 (0) | 2008.11.1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