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 슬라이더...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는 비둘기들이 놀고 있다.
사람들이 주는 과자 부스러기들을 쪼아먹으면서 놀고 있었다.
마로니에 공원에서는 댄스공연, 자선가판, 퍼포먼스, 전람회가 매일 열린다.
비둘기들은 그 옆에 있다
마로니에 공원이 있는 대학로에서는 반핵시위, 수도권이전반대시위, 외국인노동자대회... 그런 시위들이 매일 열린다.
비둘기들은 그 옆에 있다.
대학로에 있는 마로니에 공원에서는 비둘기들이 사람들이 주는 과자부스러기를
쪼아 먹으면서 놀고 있다.
사람들이 시위때문에, 공연때문에 모여들면, 하얀 눈동자만 보이며, 그렇게 하얀 눈으로
쳐다보며, 사람들이 주는 과자부스러기를 쪼아먹고 있다.
비둘기는 그렇게 놀고만 있다.
사람들이 주는 과자만 먹으며, 놀고 있다.
비둘기의 옆에는 문화라는 이름, 예술이라는 이름, 평화라는 이름의 북적거림이 있지만,
상관없이, 그들이 주는 과자만 쪼아먹고 있다, 하얀 눈을 가끔 쳐들면서 놀고 있다.
아웃 슬라이더라는 말을 오늘 처음으로 접했다,
아웃사이더들은 비주류이지만, 반항하는 무리들이란다,
그리고 주류와는 떨어져 그들 독자적인 삶을 살고 있는 것이란다.
그런데 아웃 슬라이더는 미끄러지듯 그렇게 내버려두는 것이란다.
주류에게 하얀 눈을 뜨고 보지만, 그들에게서 먹을 것을 구하고,
세상을 싫어하면서 세상속에서 어울리지도 떠나지도 않으면서 대책없이 지내는 무리들.
난 그 말을 들으면서 대학로에 비둘기들을 떠올렸다.
결국 그곳에는 비둘기를 무서워하면서 비둘기와 같은 방법으로 살아가고 있는
내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아웃슬라이더라는 말을 듣게 된 것은 다음의 블로거 피노키오님인데,
그 블로거는 [극장전] 을 본 후기에 그렇게 쓰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홍상수감독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아웃슬라이더구나 싶다.
그들에게 공감하던 나도 그렇고....아웃 슬라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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