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주무셨어요?"
카톡 메시지 창이 올라오는 순간, 가슴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잠깐 몸이 뜨거워진 것 같기도 했다.
내 몸의 반응에 나 스스로 깜짝 놀랐다.
그때 나는 일기를 쓰고 있었는데, 그 흐름 그대로 '갑자기 왜 가슴이 뛰었지요.'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왜냐고 물었고, 나는 사실대로 조용히 일기를 쓰고 있었는데, 그냥 가슴이 뛰었다고 말했다.
"설레네요."
나도 처음이고, 그에게 그런 말을 듣는 것도 처음이었다.
우리는 밤 사이의 안부를 나누고, 아침 인사를 주고받고, 날씨 이여기까지 했다.
별것 아닌 말들인데 가슴인지, 마음인지가 전과는 다른 몽글거림이 계속 되었다.
평정심이 아닌 것이 분명해 지금은 이만 총총해야 겠다고 말했더니,
그는 어느때보다 좋다며 일상적인 말들을 이어갔다.
나도 조심스럽게 하루의 이야기를 보탰다. 다른 날 보다 대화가 조금 길어졌다.
며칠째 계속되는 나의 이른 기상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일상이 정돈되어 가는 느낌이 든다는 말을 했다.
그도 지금의 일상과 미래의 목표가 함께 정돈되어 가는 것 같다고 했다.
그 말이 좋았다.
사실 나는 이 카테고리를 만들면서 의지가 마음을 앞서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조금 경계하고 있었다.
젊지 않은 나이에 시작하는 새로운 관계라는 이유로 관계이라는 말을 중심에 놓고
그와 통화하고, 메시지를 주고 받고 있었다.
감정도 이성도 믿을 수 없었을까. 그저 조심스러웠다.
그런데 오늘 아침의 가슴 뜀은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반가운 마음도 들었다.
무엇보다 나의 가슴 뜀을 반가워 하는 그의 태도가 조용한 안도가 되기도 했다.
그도 나만큼 조심스러웠던 것 같다.
대화를 마무리하려 했을 때, 그는 "좋은데, 왜" 하며 조금 더 이야기를 이어갔다.
우리는 어제 트레킹을 다녀왔던 곳 이야기와 식사 이야기, 오늘 각자 하려고 하는 일에 대해 이야기를 좀 더 나누었다.
오늘 아침 대화의 끝은
나는 이미 따뜻한 물 한 잔을 마셨다는 말,
그는 차를 끓이기 위해 찻물을 올려놓았다는 말이었다.
느닷없이 뛰기 시작한 가슴으로 시작된 아침은
그렇게 조용히
그리고 기분좋게 정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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