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굿모닝 카톡 후에 11시 되도록 전화가 오지 않았다.
생각해보니, 어젯밤도 일찍 저녁인사를 했고, 아침 카톡의 말투도 평소와 뭔가 달랐다.
별 것 아닌 것 같은데도 괜히 마음에 걸렸다.
샤워를 하고, 일요일 대청소를 하고, 빨래를 돌리고, 할 일들을 다 했는데도 할 일이 남은 것처럼 마음 한 켠이 계속 불편했다.
곧 알아차렸다.
오늘 나는 아직 그와 통화를 하지 않았다.
왜 전화가 없지.
무슨 일이 있는 걸까?
혹시 내가 어제 무슨 말을 잘못한 건 아닐까?
....
생각은 줄을 이었고,
그 쥴의 끝에는 내가 있었다.
이건 원하지 않는 모습이다.
연연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이미 마음이 그렇게 반응하고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기분이 상했다.
늘 쿨하다고 말했지만 그 말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 되었다.
11시가 넘어서 나는 용기를 내어 먼저 전화를 했다.
잠긴 목소리로 전화로 전화를 받는 그에게
혹시, 흑백요리사 보고 계세요?
어젯밤 보던 드라마를 끝까지 보고, 오늘은 아침부터 <흑백요리사>를 보고 있다며 신이 나있었다.
넷플릭스를 처음으로 보기 시작했는데, 완전히 빠져버린 것 같단다.
"금단현상에 빠진 것 같아요. "
내 말에 그는 지금까지 들어본 중 가장 큰 소리를 웃었다.
그제야 알았다. 아무 일도 없었는 걸.
금단현상은 좋은 소식이라더니,
그는 내가 추천해 준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 본 이야기를 한참 신나게 했다.
밥은 챙겨먹으면서 보라고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자 마음이 거짓말처럼 편안해졌다.
아무 것도 아닌 일이었다.
드라마 정주행을 좋아하게 된다면 반가운 일이다.
오늘 나는 기다리는 대신 용기를 내어 미리 전화를 했고, 그의 전화를 기다렸다는 마음을 감추지 않고 솔직하게 말했다.
오늘은 기다리는 대신 용기를 내어 말해 보니,
관계는 생각보다 단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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