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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거림

들국화의 귀환, 이 멋진 일

by 발비(發飛) 2012. 6. 28.

삶이 흥미롭다.

황제의 귀환때문이다.

아티스트가 성인군자일 필요는 없다!

내겐 그런, 들국화의 전인권이 돌아왔다.

 

그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 미칠 지경인 때도 있었고,

그가 들려주던 노래를 그를 위해 부른 적도 있었다.

그리고 포기하기도 했다.

그의 목소리는 오래전 녹음된 파일로, 스피커로만 듣는 것으로 이 생을 마쳐야 하나보다, 그런 생각도 했다.

그러면서도 혹시 모른다고 가끔 생각했었다.

 

그는 최성원의 말처럼 죽음에서 살아났다.

몇 년전 대마초 흡입사건으로 1년간의 수감생활을 하고 나왔을 때,

나는 야호를 외쳤지만, 그것은 잠시 뿐이었고.

더 깊은 절망 속으로 빠져들었었는데,

오랜 투병을 마치고 이겨내고 살아왔다.

돌아온 그의 목소리는 최후에 들었던 그의 목소리와는 딴판이었다.

들국화 2집에서 보여줬던 목소리에 가까웠다.

여수엑스포 공연 모습이 유튜브에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는 부활하였다.

 

어찌 이런 일이 있나 하고 꿈 같다.

그러다가 생각한다.

어쩌면 나는 이 사람들의 노래를 들으며 늙을 수 있겠구나.

팍삭 늙어서도 더 팍삭 늙은 그들의 노래를 들을 수 있겠구나.

그들의 노래는 늙어서, 늙음을 위로해주는 노래일 수 있겠구나.

그럼 그때도 위로받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이보다 더 큰 선물은 없을 수 있겠다.

오랫동안 기대하고, 기다리고, 지지를 끊이지 않았던 내가 대견스럽고,

그 모든 것을 감내한 들국화 팬 카페 사람들 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팬은 가수로 부터 시작해

가수는 팬이 지켜주고,

팬의 일생을 서포트 해주는 사람들임에 틀림없다.

 

멋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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