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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불면 19] 멈추지 않겠다

by 발비(發飛) 2026. 1. 31.

어제는 열두 시쯤 잠이 들었다. 

친구와의 이야기가 길어졌고, 나눈 이야기가 삶에 대한 진지한 대화였던지라 남은 여운이 꽤 길었다.

 

새벽 날씨가 너무 추워 아침 운동, 산책 시간을 조금 줄였고,

오전 명상수업은 잘 참여했다.

엄마와 오랜만에 외식을 하고, 식기세척기를 사러 매장에 다녀왔다. 

사우나를 가서 꽤 오랜 시간 머물렀다. 

저녁을 간단히 먹고, 친구와의 긴 대화까지 

큰 움직임은 없는 것 같지만 조용히 천천히 빈틈없이 보낸 하루였다. 

 

오늘 새벽 다섯 시 반에 눈을 떠 일어나지 않고, 감자와 나란히 누워있었다.

몸으로 전해지는 서로의 호흡이 좋았다. 

잠을 잔 시간은 길지 않지만 잘 잔 아침이었다.

 

그리고 <불면일기>를 쓰며, 이 일기를 계속 쓰는 것에 대해 생각이 잠시 머뭇거렸다. 

잤으니까....,

결론은 '멈추지 않겠다'이다.

 

<불면일기>를 쓰며 나 자신을 사랑하고 배려하는 것을 생각한다.

나를 함부로 하지 않고, 누구보다도 먼저,

혹은 나를 중심에 두고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깨닫는다.

 

'자신에게 있는 에너지의 칠 십 퍼센트는 자신을 위해 써야 한다'고 어떤 분이 말했다.  

그건 몸을 움직이고 사고를 하고 잠을 자는 것까지 한 순간이라도 자신에게 집중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라고 했다. 

남은 삼 십 퍼센트가 나와 외부를 연결하는데 쓰는 것이란다.

삼 십이 모자라면

나에게로 다시 돌아와 나의 그릇 크기를 키워 에너지의 양을 늘이는 것이

순환의 원리에 맞는 것이라고 했다.

 

이해가 되었다. 

 

오래 시달려온 불면은 삶의 중심이 '나' 자신이 아닌데서 오는 일종의 '불균형'이었을 것이다. 

갈등은 내가 확고한 주체가 되지 못했기에 생기는 것이고,

몸의 연약함은 나와 내 몸의 중요성에 대해 간과했기 때문이었다. 

 

불면에 집중하는 것은 나에 대해 집중하는 훈련 같은 것이다. 

늘 내 몸을 예민하게 관찰하고, 그 원인이 하루의 삶에 있음을 매일 체크하는 일이다. 

 

멈추지 않겠다. 

잘 잔 날이라도 불면에 관해 집중하는 일을.

 

오늘은 아침 운동을 나가지 않기로 했다. 

며칠째 영하 십 도 아래로 떨어지는 강추위라 장갑을 끼고도 손이 끊어질 듯 시려웠다. 

그래서인지 손가락 통증이 다시 심해졌다. 

현재온도는 영하 십삼 도, 낮 열두 시가 되어야 영상으로 올라간다고 하니, 

그 시간에 나가야겠다. 

곧 입춘이라니 따뜻해지겠지. 

 

아직은 어둠이 가시지 않은 이른 아침이다.

몇 달 전 사놓고 읽지 않고 있는 카잔차키스의 <영혼의 자서전>을 몇 줄이라도 읽어야겠다. 

 

"나 자신을 굽어보고 나는 전율한다"

-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영혼의 자서전>, 조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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