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 내가 읽은 책과 세상
[내가 읽은 책과 세상]은 김훈이 읽는 시의 이야기들이다.
소설가가 되기 전1989년에 발행된 책이 요즈음 그의 인기에 힘입어 개정판이 나온 것이다.
분명 그땐 망했던 책이었을터인데..
잠시 딴 소리.
"투자하시라...좋아하는 것에 이자 붙어 돌아올 때가 있으리오"
이제 책 이야기
1.시로 엮는 가을,
이 편은 기행시첩같은 것이다. 우리나라의 몇 곳을 배경으로 한 시들을 묶어 놓았다.
동해를 바라보며, 어떤 시인은 이렇게 노래했고, 어떤 시인은 이렇게 노래했고,
그런데 그는 이 시들을 이렇게 생각한다는 식의....글이다.
아는 것만큼 보인다는 생각을 이 글을 읽으면서 했었다.
다양한 감성으로 한 곳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행복일까
충만함이란 이런 것일 것이다. 여행을 하고 돌아와 가슴 가득할 수 있는 방법을 한 수
배운 느낌이다.
2. 여름과 시,
사물에 대한 시첩이다. 풀을 보고, 섬을 보고, 산을 보고, 짐승을 보며, 시인들의 마음 엿보기다. 그는 사물을 보는 시인의 눈, 그 따뜻함을 말한다. 김수영같은 소위 참여시인이라고 하는 시인의 시가 읽기에 따라 지극히 서정적임을 찾아내어 우리에게 설득시킨다. 아주 낮은 톤으로 찬찬히 설명한다. 시인들의 사물에 대한 섬세함을 그는 우리에게 산문으로 보여준다.
3. 시집기행
아마 이 편은 그의 직업에 관련되었을 것이다. 그는 신문사 문화부 기자였으므로, 그는 취재를 하며, 시집들을 보았을 것이다. 기자로서 보기도 하고 작가로서도 보았을 것이다. 그는 여느기자처럼 6하원칙이나 기승전결이 있는 기사를 쓰지 않았다고 한다. 이 시편은 우리나라의 내노라하는 시인들의 시집을 이야기해놓았다. 난 그가 평을 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는 다만 독자일 따름이다. 내가 느끼기에는,,,독자로서 시집을 보는 마음을 그대로 독후감 쓰듯이 써내려가고 있다. 내가 읽고 싶은 책들이, 욕심이 나는 책들이 많아져, 좀 힘들다. 나를 누르느라...
이 책을 다 읽은 지금의 느낌은 뭐랄까.
한마디로 차고 넘침이다.
쓰고자 애를 쓰지 않고도 저절로 흘러내려 글이 되고 그 글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또한 긍정을 끌어낸다.
왜냐면 억지가 아니니까
그냥 흘러내리는 것이니까.
그렇게 순리대로 가는 것이니까...
항상 잘 해보고 싶고 욕심을 낸다.
하지만 그것은 억지일 것이다.
지적 편력이든, 그것이 인생이든, 가만히 가만히
김훈의 말소리처럼 느리게 차곡차곡 50이 넘은 나이에 와서야 넘치는 것들
그것들은 이미 다 차버렸으므로 세상을 보는대로 넘치는 것임을..
나는 그의 책을 통해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한 권의 책을 읽고 책만큼의 지식을 얻고, 삶을 얻고 세상을 보는 각을 얻는다.
그가 가르쳐주는 세상을 보는 각도로 나도 세상을 보다면, 나의 이 급한 마음도 차분해질 듯하다.
15년 이상이 된 글이어도 명문은 빛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