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거림
무지 아픈 날 세상구경
발비(發飛)
2005. 12. 14. 15:21
아무래도 많이 아픈 게 분명하다.
아픈 눈으로 본 세상이야기가 하고 싶어졌다.
왜냐면, 다르게 보였으므로
1. 사람들이 모두 웃는 것처럼 보인다.
2. 햇빛이 너무 밝다
3. 유리공 안에 내가 들어있는 듯 하다
4. 사람들의 목소리가 티비에서 나오는 소리같다
5. 사람들과 부딪힐 것처럼 느껴진다
6. 길이 울틍불퉁하다
7. 온도가 일정하지 않다. 더운데도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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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2월 15일에서 16일로 넘어가는 새벽에.
처음으로 아파서 결근을 했습니다.
부글부글 끓는 몸을 느끼면서 우습게도 생선찌게를 생각했습니다.
거품이 온 몸에서 생기고 있는 느낌!
내 속에 불순불들이 펄펄 끓으며 넘치는 느낌!
온 몸이 끓도록 미련스럽게(?) 그냥 두었습니다.
어느 순간이 되니, 어딘가에서 뭉치는 느낌.
자리에서 일어나 거울을 보았습니다.
거품을 걷어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다시 맑은 눈이 되었길 바랍니다.
만 이틀을 꼬박 앓고서 이 겨울을 맞습니다.
텅 빈 것 같은 내 몸을 며칠 더, 이제 며칠 남지 않은 올해까지 더 채우지 말고 그대로
텅 빈 채로 두고자 합니다.
빈 그릇으로
텅 빈 그릇으로
내년에 어떤 것이 담기든 잘 담아낼 수 있는 공간을 위해 텅 빈 그릇으로
며칠을 더 보내고 싶습니다.
비워두는 것도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럴땐 외치겠습니다.
2005년 저의 모토였던 木鷄 그리고 不器
실천을 하지 못하더라도 잊지는 말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