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히는대로 詩

[이탄]당신은 꽃

발비(發飛) 2005. 12. 12. 11:14

당신은 꽃

 

이 탄

 

못생긴 여자를 보거나

잘생긴 여자를 보거나

당신은 꽃

오래 오래 피어 있을

이름 모를 꽃

내 심장을 바쳐

꽃잎 하나 만드는 것을

즐거움으로 알고 지낸다

 

당신은 꽃, 그러나

당신이 진짜 좋은 꽃이 되려면

시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언제, 우리가 마음껏 뒹굴어

산천이 모두 웃는 얼굴이 될는지

 

가진 것 없어도

웃음만 지니고 태어난다면

못생긴 남자나

잘생긴 남자나

당신은 꽃

 

그 꽃을 기다려 꽃잎 하나를

만든다

 

나의 질문 : 얼마의 시간이 흘러야 꽃이 됩니까?

시인의 답 : ......

나의 질문 : 진짜로 꽃은 누군가의 심장으로 만들어지나요?

시인의 답 : ......

나의 질문 : 누군가의 심장으로 꽃잎 하나를 만들 수밖에 없다면......그래도 꽃이 될 수는 있는 건가요?

시인의 답 : ......

나의 질문 : 혹, 꽃이 되지 않더라도 웃으라구요,그건 왜요?

시인의 답 : ......

나의 질문 : 웃으면 꽃이 된다구요?

시인의 답 : ......

나의 질문 : 웃으면서 기다려야 하나요? 꼭 꽃이 되어야 한다면요?

시인의 답 : ......

나의 질문 : 정말 당신은 답을 알면서 말하는건가요?

시인의 답 : ......

나의 질문 : 당신은 꽃이신가요?

시인의 답 : ......

나의 질문 : 당신은 당신의 꽃을 보셨나요?

시인의 답 : ......

나의 질문 : 혹, 사람꽃을 본 적이 있나요?

시인의 답 : ......

나의 질문 : ......

시인의 답 : ......

시인의 질문 : 넌 왜 꽃을 이야기 하니?

나의 답 : 한 번만 꽃으로 피었다가 죽고 싶어서.....그렇게 되기가 진짜 힘드니까요. 그거 진짜 힘든데.

 

폭풍우가 불어도

 

이 탄

 

바람이 분다 미친 바람이다

나무가 부러지며

우리의 살림살이가 날아간다

 

보통 폭풍우가 아니다

노아의 홍수를 글로 읽었지만

누구를 태우고 갈 보트가 보이지 않는다

 

한때 이곳에서

남녀가 놀았지만

점점 눈들이 늘어난 기형아

 

폭풍우는 여전히 험하고

넘친 물에 돼지가 둥둥 떠서

지폐를 지푸라기 잡듯 허우적댄다

 

바다와 육지는

한통속이 되어

캄캄한 대지를 더욱 캄캄하게

눈 앞의 너를 알지 못한다

 

춥고 지친 땅, 우리의 땅

집집마다 소년 소녀를 부르는 소리

그 소리에

저 밑에서 준비하는

항상 힘이 되려는 움직임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