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거림
경험
발비(發飛)
2005. 9. 6. 09:53
-chalkack님
사진-
제기럴! (헛기침, 앞으로는 제**!)
분명 딴 이야기였는데, 나도 같이 욕이 나왔다. 제**가 욕이라면....
까만 포도를 보는 순간, 먹고 싶다고 생각했다.
사진에 손이 가려고 한다.
퇴근길, 전철역앞에서도 포도를 팔았었는데... 그땐 별 생각 없었는데
생각해보니, 나무에 달린 포도가 문제였다.
나무에 달린 포도를 따먹어 본 적이 없구나.
어찌 된 게 나무에 달린 과일을 따 먹어 본 기억이 없다.
어젯밤 겨우 생각해낸 것이 앵두 몇 개를 따 먹은 것이 전부다.
나무에 달린 열매를 먹는 기분!
이상할 것 같다.
그래서 흥미로울 것 같다.
근데 제**!
난 뭐하느라 아직 그걸 못 해봤지?
화낼 것 까지야 없는 일인데, 화가 난다.
도대체 내가 해보지 못한 사소한 것들은 아직도 얼마나 많이 남아있는건지..
파울로 코옐로의 [베로니카, 죽기고 결심하다]를 거의 다 읽어간다.
하지 못한 것,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 것 들에서의 자유로움.
내가 포도나무에 달린 포도를 보면서, 한 번도 따먹지 못했다는 생각에 화가 났다면,
지금 읽고 있는 책의 영향일까 싶기도 하다.
금지된 것들.
난 포도나무를 가진 부모도, 친척도, 친구도 없었으므로 나에겐 금지구역이다.
그런 종류의 금지는 무지 많다.
특히 내 고향 안동은 지독하다.
금지에 대한 이야긴 나에게 욕을 하는 것으로 덮어두자.
[베로니카, 죽......]를 다 읽고 주절거려보기로, 내가 무엇에 금지당했던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