見聞錄

오늘의 표지

발비(發飛) 2005. 6. 14. 22:12
머문자리님께 오늘도 사진을 슬쩍 해서 왔습니다.
머문자리님이 그렇게 말씀하셨더군요,
 

"이 낡은 문처럼 오랜 세월을 묵묵히 한곳을 지킨 성실한 존재로 세상을 살고 싶습니다."

 

머문자리님의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래 문이구나... 그랬습니다.

전 누구든 지키는 사람이 좋습니다.

지키지 못하는 사람, 내가 그런 사람이라는 전제를 두고, 그렇지만 나의 이야기는 피하고,

아니 접어두고 그냥 바라는 이야기만 한다면,

 

전 지키는 사람이 제일 좋습니다.

무엇이든 잘 지키는 사람,

지킬 수 없는 사람들은 지켜줘야 하는 사람들을 아프게 하지요.

지키지 못할 사람들은 몫을 만들지 말아야만 합니다.

지키지 못하면서도 자신의 몫을 받아와서 허우적거리는 것은 너무 싫습니다.

지키는 것

난 머문자리님이 멕시코에서 찍어오셨다는 저 낡은 대문을 보면서

그렇구나 대문이었구나.

대문이구나

그랬습니다.

제가 구하고자 하는 것 중의 하나가 저 대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무엇인지 모르지만, 뭔가 분명한 형체가 떠오르지 않았던

나의 표지같은 것이 아마 저 대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대문

내가 나의 대문이 되고

대문을 달아두기로

그래서 나를 지키고 내가 가진 것들을 지키고

가끔은 저 자물쇠를 열어 들고 날고...

잃어버리지는 않는 난 그런 것이 하고 싶습니다,

꼭꼭 걸어잠그고 나오지 않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대문을 만나는 순간

난 그 안에 내가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문이었구나 하는....

내가 보고 싶어하는 오늘의 표지는 대문인 듯

 

무엇이 부족한 듯

주절거리고 싶은 날,

이것 저것 주절거리면서 찾고 있던 것

대문이 필요한 것이었습니다,

때로는 허리 굽혀 저 문을 나서기도 하고

때로는 저 문을 잠궈두기도 하고

때로는 손님을 청해 큰 문을 활짝 열어두기도 하고

나의 걸림돌을 만든 것

나의 걸림돌, 브레이크로 대문을 만들어 두는 것

 

대문을 만나서 좋네요

우린 모르는 사람에게서 배웁니다.

머문자리님을 모르지만, 그 분의 사진에서 오늘 만난것이 있습니다.

대문을 만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