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히는대로 詩

[이성복]시인이 얼굴과 그의 시

발비(發飛) 2005. 6. 10. 12:23

 

 

 

서해

 

이성복

 

아직 서해에는 가보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당신이 거기 계실지 모르겠기에

그 곳 바다인들 여느 바다와 다를까요

검은 개펄에 작은 게들이 구멍속을 들락거리고

언제나 바다는 멀리서 진펄에 몸을 뒤척이겠지요

 

당신이 계실 자리를 위해

가보지 않는 곳을 남겨두어야 할 까 봅니다

내 다 가보면 당신 계실 곳이 남지 않을 것이기에

 

내 가보지 않은 한 쪽 바다는

늘 마음 속에서나 파도치고 있습니다.

 

 

 

어두워지기 전에1

 

이성복

 

어두워가는 산을 가리키며 당신이 아니, 저기 진달래가..... 저기도, 저 너머에도...... 당신이 놀라 가리킬 때마다 어둠과 피로 버무린 꽃이 당신 손끝에서 피어났습니다

 

그때 당신이 부르기만 하면 까마득한 낭떠러지 위에서 나는 처음 꽃 피어 날 것 같습니다.


 
 

 
시인의 얼굴이 멋지다..
시인의 사진을 스캔받으며, 얼굴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일거라는 생각을 한다.
만들어지는 얼굴...
저런 눈빛을 갖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