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거림

중국사천년의 정신

발비(發飛) 2005. 5. 10. 01:12

[중국사천년의 정신]

 

저자: 이채윤

 

인쇄소에서 넘어온 커버를 보고서야, 하리꼬미 해 놓은 이것들이

중국에 대한 이야기란 걸 알았다.

간간히 한자가 섞인 것으로 보아 아는 사람들만 보는 책이다 싶었다.

제법 두꺼운 책 400페이지가 넘네.

양장이라는데,

양장책은 처음으로 작업을 해보는 것인데..

어쩌지 싶은 생각은 있지만, 공장장님이 시키는대로 하면 되겠지 뭐.

근데 두꺼운 책은 정말 싫다.

무거워서.

하리꼬미 틀에 올려놓는데, 보이는 것

 

"하늘은 복록이 없는 사람을 내지 아니하고, 땅은 이름 없는 풀을 기르지 아니한다."

(天不無生祿之人 地不長無名之草)

 

순자가 한 말이라고 되어있네...

확실히 좀 똑똑한 사람이 읽는 책 같기는 하다.

 

근데 이 말은

지난 번에 제본한 동화

[강아지똥]에서 봤던 말과 비슷하네...

달구지에 실려왔던 흙덩이가 강아지똥에게 한 말

"하느님은 세상에 쓸 데 없는 것은 하나도 만들지 않으셨어."

 그 말하고 좀 비슷하다.

난 그 말이 똑같이 찍혀있는 천장의 종이를 보면서,

나에게 되풀이해서 되풀이해서 누군가  읽어주려는  것처럼 보았었는데,

비슷한 말일까? 비슷한 말이었으면 좋겠다.

 

지금도 제본소에서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철컥철컥거리는데, 난 까맣게 파랗게 찍혀지는 글자 속에서.

기계는 열심히 나에게

 "하늘은 ... 하늘은... "

그러면서 이것만 계속 보여주고 있다.

 

하늘은 계속해서 나에게 이름이 없는 풀은 기르지 않는다고 말하네...

아니 땅이 기른단다.

하늘에서 떨어뜨린 씨앗으로 땅이 길러준단다.

난 복록은 뭔지 모르니까 그냥 땅이 주는 예쁜 이름을 갖고 싶다.

뭐가 좋을까?

초롱꽃....

 

오늘 이 책은 "하늘... 하늘... "만  내 자리 앞을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