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거림

신(神)의 개입( 介入)

발비(發飛) 2022. 2. 10. 13:03

 

介入: 자신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일에 끼어듦. (표준국어대사전)

 
 
생각의 진입 1
 
 
사람은 누구나 열심히 살고 있구나 생각했다. 
나는 2년차 백수다. 
 
열심히 살지 않는 사람을 이해하지 못했다. 직무유기라고 늘 생각했었다. 
지금의 나는 몇 년전까지 내가 이해하지 못한 사람이다. 
그런데, 나는 백수이지만 열심히 살고 있다고 설거지를 하다 문득 생각했다. 
 
모두들 열심히 산다. 
 
 
 
 
생각의 진입 2
 
 
 
친한 선배는 늘 풍족하고(상대적으로, 그 분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음), 풍족한 방향으로 삶이 흘러간다.
오랜 시간을 지켜봤지만, 남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내 친구는 늘 일이 많다. 누군가의 일로 늘 몸을 움직인다. 
그래서 늘 몸이 힘들고 아프다고 한다. 점점 예민해지고 있다. 
 
나의 아들은 자신이 의지와는 상관없이 부모와 떨어져 지내며 마음의 상처를 크게 입었다.
이유없이 자신이 극복해야 하는 일이 되고 말았다. 
 
친척 동생은 열심히 잘 살고 있지만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셔서 늘 사람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하다. 
충만한 마음을 가져보지 못한다. 
 
나도  열심히 사는데 이젠, 사는 것이 좀 힘들다고 느끼며 혼자로는 벅차다는 생각으로 원망할 대상을 찾는다.  
 
 
 
 
생각의 진입 3
 
 
이재명은 산골에서 태어나 공장을 다니다가 대학을 가고, 시장을 하고, 도지사를 하고, 대통령 후보로 나왔다. 
하나의 삶이 이렇게 긴가, 전생의 일 같이 먼 어느 때 이야기로 운다. 
 
윤석열은 금수저로 태어나 9수(10년)동안 뒷바라지를 받으면 고시공부를 하고, 비리검사를 하고, 검찰총장을 하고, 뭘 몰라도 당당하고 지지율도 놓다. 그러고도 무속인에게 더 나은 운명을 물어본다. 
 
김건희는 사람들을 엮고 움직여 몇 년만에 수십억원을 벌고, 모두가 알아버린 이상한 사생활에도 타격을 받지 않고 점점 자신감에 넘친다.  
 

수많은 유튜버들은 이 세사람의 삶을 몇 달째 입에 올리며 자신의 삶을 꾸린다.

 

 

신(神)의 개입( 介入)


'인간의 삶'은 '신의 삶'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별 의미가 없을 것 같다. 신이므로. 

'의미'라기보다 별 상관이 없을 것이다.

'인간의 삶'때문에 '신의 삶'의 방향이나 질이 달라지지는 않을 터이니 말이다. 

 

 

-잠시 딴 소리

 

         -신약의 관점에서 보면, 하느님은 인간을 불쌍히 여겨 자신의 아들을 보내시고, 

        -아들이신 예수는 인간을 대신해 고통의 십자가에 매달려 돌아가시고, 부활하셨다.

        -이 좋은 이야기를 믿고 싶은데, 

 

-잠시 딴 소리 끝

 

 

그런데 신은 왜 인간의 삶에 개입하는가? 자신과 상관없는 일에 끼어드는가?
개나 고양이나 코끼리나 낙타도 그 운명이 다르니, 사람이야 말해 뭐할까 하지만, 

그렇더라도 태어날 때 누구도 자신의 의지로 태어나지 않았다는 전제를 놓고 보면, 운명이라는 것은 너무나 천차만별이라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다. 

신이 자신과 관계도 없는 인간의 삶, 인간 집단의 삶에 끼어들고 있다는 심증을 떨칠 수가 없다. 
각자 너무나 다르게 주어진 삶 때문에 말이다. 

나는 오늘 설거지를 하다가, 밥을 먹다가, 쿠키를 굽다가 참 많은 사람들을 떠올렸고, 그들은 모두 열심히 사는데 너무 다른 삶을 살고 있으며, 자신들의 의지가 아니라 신의 쓸데없는 개입이 있어 그러지 않나 생각했다.  

그러므로..., 나는, 
열심히 하기보다는 신의 개입을 알아채기 위해 슬쩍 슬쩍  곁눈질로 신의 눈치를 보기로 한다. 

"하늘에 계신 우리 할머니, 윤월림님. 혹 제가 알아채지 못한 신의 개입이 포착되면, 저에게 신호를 주시어요. 
뵌 적은 없지만, 사방에서 당신을 닮았다고 하니 친밀감으로 부탁드려요."

신이 개입하지 않는다면,  신의 개입일는 변수가 없다면,
우리들의 자유의지로 살아가게 그냥 두면 더 잘 해낼 수 있지 않을까? 
개입과 변수가 없는 게임은 심플하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