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히는대로 詩
[박상순] 곤충의 가을
발비(發飛)
2009. 5. 5. 17:00
곤충의 가을
박상순
그는 여섯 개의 다리로 움직였다. 나는 언덕에서 그를 기다렸다. 은사시나무에 그는 여섯 개의 다리를 걸고 있었다. 그의 다리가 은박의 나무를 열고 내 얼굴을 보여주었다
물에 사는 나무
그는 치 호수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듯 보인다. 물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나무를 본다는 것은 나무가 흘러가는 땅을 두고 있는 것과 같다. 나무는 물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나무는 뿌리를 박는 것이 속성이다. 하지만 물은 흐르는 것이다. 물에 심어진 나무는 어쩌면 그와 나 사이처럼 그는 내게 뿌리를 내리려 하고 난 그저 흘러 가고자 한다. 나의 의지로 흘려 내리려는 것이 아니라 난 물로 태어난 것이다. 내게 뿌리 내린 나무를 감사 자라게 하고 서게 하고 있는...
물로 쓰다듬는 흐르는 것은 쓰다듬는 것이다. 흐를 때마다 흔들리는 나무 .. 흔들려고 한 것은 아니야.. 쓰다듬어 가지런히 내게 뿌리내리게 하려고 했을 뿐...하지만 흔들리는 나무들
나무가 흔들린다는 볼 수 없어. 내게 비쳐진 나무가 흔들릴 뿐.. 물에 심겨진 나무는 위험하다고 볼 수 있어. 뿌리를 보다 길게 내려 물이 아닌 흙으로 뿌리를 박는... 뿌리를 박고자 하는 물은 흙을 패고. 흙은 밀려나고./. 아니 깊어지고 뿌리도 깊어지고 나무도 깊어지고 물은 흘러가는.. 나무를 위해 흘러가는 ... 당기는 나무. 밀려나가는 물... 그것은 반대
물방울이 터진 뒤,
마침내
물에 심어진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