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거림
녹슨 촛대
발비(發飛)
2008. 4. 11. 18:36
목련을 보면서 생각했었지?
하늘을 향해 하얀 촛대처럼 피어나
그것은 마치 화려한 결혼식장의 샹드리에 같다는.
잠시의 시간이 지난 뒤
하얗고 아름답던 하얀 촛대는 마치 녹이 슨 것처럼
황폐해진 모습으로 바닥으로 뚝뚝 떨어졌다. 언제나
더러웠다.
바닥에 떨어진 목련꽃잎들이
싫었다.
밍크덕거리며 밟힌 자국들이
처음으로 목련을 내려다 보던 날.
이층에서 내려다 본 목련
하얗게 두툼한 꽃잎자락은
비에 바람에 서서히 이물어가는...
세상에 산다는 것은....
누구랄 것없이
이물어가는 것들이
모여 사는 곳.
하얀 촛대로 장식된 화려한 장식
환하게 비치던 순간에서 시작된 것들이
서서히 이물어가는 ... 시간
을 내려다보다
저 아래 떨어진 검붉은 목련잎이나
저 위를 밟고 걸었을 내 검붉은 자취나
봄비는 하염없이 이물어가는 것들이 가득한 세상에
소리없이 떨어지고 있었다.
혹은 씻어내고 있었다.
봄인데....
봄이라서....
추신: 봄은...
알제의 여름 -자크 외르공에게 -by 알베르 까뮈
알제의 동네 영화관에는 때때로 박하사탕을 파는데 거기에는 사랑이 싹트는데 필요한 모든 것이 붉은 글자로 새겨져 있다.
1)질문: "언제 저와 결혼해주시려나요?"
"나를 사랑하시나요?"
2)대답: "미치도록"
"봄이 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