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멧의 원칙-일단 목계(木鷄)
목이 따가우면서, 눈이 아프면서, 코가 좀 막히는 것 같아 황사가 온 줄 알았다.
출근길에 만난 동료직원에게 황사주의보가 내렸냐고 물었지.
아니란다.
감기가 오는 것이 아닐까요?
어제는 아니 그 전에도... 뭔가 실마리를 찾지 못한 시간들이 계속된 것 같지? 그랬어.
사람들에 관한 문제는 나를 감정적 동의를 하게 만든다.
일이라는 것이 사람에 대한 동의를 한다고 해서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이질적인 일에 쓰이는 용어부터 시작하여 이제는 일을 처리하는 익숙한 방식에 대한 것까지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실마리를 찾고자함은 일의 시작과 끝이라는 순서를 알고자 함이다.
그 작업 중에 어제는 1희1비 했었다.
잠깐동안에 해결되었던 일에 기뻐하고, 잠깐 어려움에 봉착하면 슬퍼했다.
퇴근즈음 참 많이 피곤함.. 그 뒤에 느껴지는 찝찝함.
그 기분이 연장되어 오늘 아침 출근길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문득 생각나는 한 단어.
목계(木鷄)
좀 오래 전 빡센 사수아래서 일을 할때 나의 컴퓨터앞에는 '목계'라는 단어가 붙어있었다.
목계(木鷄)
장자의 달생편에 나오는 우화인데
그때와 지금의 상황이 같은 것은 아니다.
그때는 인간관계에서 오는 나의 마음을 단단히 하고자 하는 생각으로 목계를 생각했다면
지금의 목계는 일에대한 나의 생각이나 행동을 단단히 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목계를 떠올렸다.
싸워야 할 대상 혹은 극복해야 할 대상이 사람이 아니라 일이다.
출근하자마자 목계라는 단어를 써서 책상 옆에다 붙였다.
목계를 붙이자 마음의 평정을 찾았다.
일이라는 것도 자체의 생명력을 가져서 스스로 살아날 것이다.
내가 일이 되고자함은 내게 1희1비를 가져다 줄 뿐이지.
내가 일이 되고자 함이 아니라 나는 일이 되는데 일조를 할 뿐이라는 것이다.
최대한 일이 될 수 있도록 서포트만 해주면 되는 것이다.
목계처럼 그 자리에서 가만히 지켜주는 것이 자리의 크기와 나의 품위를 지키는 것이라는 결론이지.
아프던 목의 고통이 조금 사라졌다.
그리고 밥을 배불리 먹어줬다.
사진 윗쪽의 뭉크의 그림 '마돈나'
"남자들이 책을 읽고, 여자들이 뜨게질을 하고 있는 따위의 실내화는 더 이상 그릴 필요가 없다. 내가 그리는 것은 숨을 쉬고, 느끼고, 괴로와하고, 사랑하며, 살아있는 인간이어야 한다."
생일날 올케가 선물과 함께 보내준 엽서 안에 적혔던 뭉크의 말이다.
난 어제 뭉크의 마돈나였고
오늘 난 장자의 목계이고자 한다.
뭉크와 장자의 차이만큼이나 어제와 오늘의 마음자리가 차이가 크다.
이번 일정이 끝난 후까지... 상황은 뭉크이나 난 장자의 자리이고자 할 것이다.
한동안 포멧의 원칙은 목계이다.
그리고 상황이 평화로워지면 뭉크의 인간이 되어 삶을 느낄 것이다. 그때는 삶의 서포터즈가 되려고 한다.
삶의 과정과 지향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