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책
*** 관련 문의가 있답니다.
무슨 일이시죠?
정정할 사항이 있어서 그런데 메일 주소 좀 가르쳐주세요.
****** 입니다.
메일의 내용이다.
296페이지 밑에서 4번째줄..."원칙적으로 수도권, 광역시 소재주택 모두와 기타 지역 소재 주택으로서 기준시가 3억원 초과 주택만 주택 수 계산 시 포함한다"
=> 수정후 : 원칙적으로 수도권, 광역시 소재주택을 제외한 기타지역 소재주택으로서 기준시가 3억원 초과주택만 주택 수 계산 시 포함한다."
1) A 와 B 로서 3억원 초과
2) A 를 제외한 B 로서 3억원초과
1) 과 2) 가 풍기는 뉘양스는 완전 정반대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해석하기 나름인데 처음 정독하는 독자 입장에서는 잘못된 정보를 입수할수 뿐이 없는 문구인거 같습니다.
그랬었다. 읽기에 따라 분명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
그리고 퇴근 무렵,
예상 저자 한 분과 미팅 중에 난 친절한 책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왕 내가 만드는 책들은 실용서이고, 그것은 실생활에 이용할 소재의 것들이다.
아주 쉬운 말로 꼭 필요한 말만 해서 쓸데없이 헷갈리게 하는 일도,
너무 많은 정보로 생활속에서 어떻게 하지도 못하는 일도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
그 분도 공감한다고 말했다.
사실 그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자신들에게는 너무 익숙한 일이라 독자가 어느 부분을 이해하기 어려워할 지에 대해 지나쳐 버리기가 쉽다는 것이다.
참 솔직한 대답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바람이 시원하게 불었다.
개운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이 더운 여름 날 중 하루 참 친절한 바람을 만나... 고마웠다.
누구에겐가 오늘 부는 바람같은 책을 만들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단 한 권이라도
책을 만드는 사람으로 삶의 한조각을 맞추고 있다.
단 한 권이라도 너무 세지도 않고, 너무 약하지도 않는 바람처럼 친절한 책 한권을 만들고 싶다.
아무 말없이 ....
메일로 수정할 문구를 보내주신 어느 독자의 묵묵함이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여름 저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