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히는대로 詩

[P. 발레리] 제쳐논 노래

발비(發飛) 2007. 1. 11. 03:29
LONG

 

 

해변의 묘지

 

P. 발레리

오 나의 넋이여, 불후의 생명을 꿈꾸지 말라. 단지 가능성의 영역을 탐구하라.

                                                                       - 뺑다르 아폴로 축제축가제3


 

1. 

비둘기들이 걸어 다니는 저 조용한 지붕이

소나무 사이 무덤 사이에서 파닥거린다

올바른 者 正午가 불꽃으로 짠다

언제나 다시 시작하는 바다 바다를!

신들의 고요함에 대한 오랜 시선

오오 사고 다음에 오는 보상이여!

 

2.

멋진 閃光의 그 어떤 순수한 작업이

인지할 수 없는 많은 보석같은 물거품을 소진하는 것이며,

어떠한  平和가 잉태되는 것이랴!

심연 위에서 태양이 쉴 때

영원한 原因의 순수한 작품인

시간이 반짝거린다. 오 꿈은 지식.

 

3.

견고한 보석, 단순한 미네르바의 寺院.

고요의 더미, 可視의 蓄績

오만한 물결, 불꽃의 돛 폭 아래

그 많은 졸림을 네 속에 간직하는 눈,

오 나의 침묵이여...... 넋 속의 건물,

그러나 수많은 기와에 넘쳐 나는 황금, 오 지붕이여!

 

4.

단 하나의 한숨이 요약하는 時間의 寺院이여!

내 수부다운 눈초리로 둘러싸여 있는

이 순수한 지점에 나는 올라와 익숙해진다.

神들에게 바치는 나의 지고한 奉獻物처럼

청명한 반짝임은 高度 위에

至高한 경멸을 씨뿌린다.

 

5.

과일이 쾌락으로 녹아 드는 것처럼

그의 形姿가 스러져 가는 입 속에서

과일이 그의 不在를 쾌감으로 바꾸는 것처럼

나는 여기 내 미래의 연기를 마신다

그리고 하늘은 소진한 넋에게

소란한 海岸의 변모를 노래해 준다.

 

6.

아름다운 하늘이여 진정한 하늘이여 변화하는 나를 보라.

그 많은 오만, 그 많은 이상한 한가함에 뒤이어

나는 이 황홀한 空間에 그러나 힘에 가득차

내 몸을 맡긴다.

死者의 집 위로 내 그림자가 창백한

동작에 길든 내 그림자가 지나간다

 

7.

至日의 횃불에 맡겨진 넋이여,

나는 너를 유지한다, 사정 없는

무기를 가진 光明의 찬탄할만한 正午여!

나는 너를 순수한 너의 원초의 자리로 돌려보낸다.

바라보라! ......그러나 빛을 돌려 준다는 것은

침침한 반쪽 그늘이 남는다는 뚯이 아니랴.

 

8.

오 나 혼자만을 위해, 나 혼자에게, 내 속에,

가슴 곁에, 시의 原泉에,

공허와 순수한 사건 사이에서

나는 기다린다. 내 내부의 위대한 메아리를,

이 넋 속에 항상 미래의 공백을 울리는

쓰디쓴, 어둡고 잘 펴지는 웅덩이의 메아리를.

 

9.

나뭇잎들의 가짜 포로여.

이 여윈 철책을 먹는 물굽이여,

내 닫힌 눈 위의 눈부신 비밀이여

너는 아는가, 어떤 육체가 그의 게으른 종말로 나를 이끄는가를,

어떤 이마가 이 돌 많은 대지에 그걸 이끌어 들이는가를,

그 곳에서는 하나의 閃光이 내 不在者들을 생각한다.

 

10.

光明에 奉獻된 대지의 파편, 닫히고, 성스럽고,

재료 없는 불꽃투성이인 이 장소가 날 기쁘게 한다.

빛으로 지배되고 金으로, 돌로, 침침한 나무들로 짜여지고,

많은 대리석이 많은 망령 위에서 떨고 있는

이 장소가.

충실한 바다가 거기 나의 墓石 위에서 잠든다.

 

11.

빛나는 암캐여, 우상자들을 떼어 내라!

牧童의 미소를 띤 고독한 자

내가 오랫동안 신비로운 羊떼

내 조용한 墓地의 흰 羊떼들을 살 때에

그들로부터 멀리하라, 신중한 비둘기들,

헛된 꿈, 호기심 많은 천사들!

 

12.

여기에 오면 미래는 나태.

청결한 곤충이 乾燥를 긁어낸다.

모든 것은 타고 흩어지고, 공기 속에

어떤 가혹한 본질을 가진 공기 속에 흡수된다

삶은 不在로 취하게 되면 넓디넓고,

쓰디씀도 감미롭고 정신도 맑아진다

 

13.

감춰진 死者들은 그들을 다시 덥히고

그들의 신비를 말리는 이 대지에서 편안하다

저 높이 正午, 움직이지 않는 正午가

즉자적으로 자신을 사유하고 자기 자신에 동의한다.....

완전한 머리, 완전한 王冠이여,

나는 네 속에 있는 비밀한 변화이다

 

14.

너는 너의 공포를 품기 위해 나만을 필요로 한다!

나의 회한, 나의 의심, 나의 속박은

너의 위대한 금강석의 결점.

아주 무거운 大理石의 밤에

나무 뿌리에 있는 흐릿한 자들이

벌써 서서히 네 편을 들었다.

 

15.

그들은 두터운 不在 속에 녹아 버렸고

붉은 粘土는 흰 種族을 마셔 버렸다.

생존의 혜택은 꽃 속으로 지나가 버렸다.

사자들의 친밀한 말들,

개인적인 技倆, 독특한 넑ㅅ들은 어디 있는가?

눈물이 흐르던 곳에는 구더기만 들끓는다.

 

16.

간지럼 타는 소녀들의 날카로운 외침.

눈, 이, 젖은 눈꺼풀,

情念에 불타는 매혹적인 가슴,

서로 마주치는 입술에서 불타는 피,

마지막 선물, 그것을 끼고 다니던 손가락,

모든 것은 대지 밑으로 들어가 유희로 돼 버린다!

 

17.

그런데 그대 위대한 넋이여 그대 바라는가

肉體의 눈에 파도와 황금이 여기 만들어 내는

이 거짓의 빛깔을 띠지 않는 하나의 꿈을!

그대가 연기처럼 사라질 때도 그대는 노래하겠는가!

가거라! 모든 것은 도피한다! 나의 현존은

氣孔이 많고, 거룩한 초조도 또한 죽는다!

 

18.

검고 금빛나는 연약한 不滅이여

죽음으로부터 어머니의 젖가슴과

아름다운 거짓과 경건한 술수를 만드는

어마어마한 월계관을 쓴 慰安者여!

그 누가 모르랴, 그 누가 거절 않으랴

이 텅 빈 두개골과 이 영원한 웃음을.

 

19.

숱한 삽질의 무게 아래

흙이 되어 우리 발자국도 알아 차리지 못하는

먼 祖上들이여, 아무도 살지 않는 머리들이여

진정한 침식자, 부인할 수 없는 벌레는

祭石 아래 잠들어 있는 그대를 위해 있는게 아니다

그도 삶을 살고 나를 떠나지 않는다.

 

20.

나 자신에의 사랑인가 증오인가?

그의 비밀한 이빨은 모든 이름이

그에게 어울릴 만큼 그에게 가까이 있다!

무슨 상관이랴! 그는 보고, 원하고, 생각하고, 만진다!

나의 육체도 그에게 알맞고 나의 침상에서까지도

나는 그 生物에 속해 살고 있다!

 

21.

제농이여! 잔인한 제농이여! 엘레나의 제농이여!

떨면서 나는, 날지 않는 그 날개 달린 화살로

너는 나를 꿰뚫었구나!

소리는 날 분만하고 화살은 나를 죽인다

오! 태양이여...... 이 넋에 그 무슨 거북의 그림자랴.

성클서클 걷는 부동의 이킬레우스여!

 

22.

아니다. 아니다! ...... 서거라! 계속적인 시대 속에!

내 육체여, 그 思考의 틀을 깨거라!

내 가슴이여, 바람의 탁생을 마시라!

수증기를 뿜는 바다에서 신선함이

나에게 내 혼을 돌려 준다......오 짜디짠 힘이여!

파도로 달려가 다시 생생하게 솟아나자!

 

23.

그렇다! 타고난 커다란 광란의 바다여,

표범 가죽이여, 숱한숱한 태양의 영상으로

구멍 뚫린 희랍 外套여,

침묵과 같은 소란 속에서

반짝거리는 네 꼬리를 물어 뜯는

너의 푸른 몸뚱이에 취한 완전한 히드라여

 

24.

바람이 인다...... 살려고 애써야 한다.

거대한 大氣가 내 책을 폈다가 다시 접는다

가루 같은 물결이 바위에서 솟아난다!

날아 가거라, 정말 눈부신 책장들이여!

부숴라, 파도여! 희열하는 물로 부숴라,

삼각 돛들이 모이를 쫓고 있는 이 지붕을.

 

 

 

ARTICLE

 

 

세계시인선 '해변의 묘지'/ 민음사/ 1973 초판 1976 2판/ 700원

P.발레리 시/ 김 현 역주

 

 

 

 

 

제쳐논 노래

 

P. 발레리/ 김현譯

 

무얼하니? 뭐든지 조금씩

무슨 가치가 있지? 글쎄,

예측, 시도,

힘과 혐오......

무슨 가치가 있지? 글쎄

무얼 원해? 아무 것도, 그러나 전부를

 

무얼 아니? 권태를,

무얼 할 수 있지? 몽상하는 걸

매일 낮을 밤으로 바꾸려고......

무얼 알지? 권태를 갈아치우려고 몽상하는 걸

 

무얼 원하지? 내 잘되는 걸

무얼 해야하지? 알아야 하고.

예측해야하고 할 수 있어야 해

아무 짝에도 쓸모 없지만

무얼 겁내지? 원하는 걸

넌 누구니? 좇도 아니지!

 

어디로 가지? 죽음으로,

무슨 조처를 취할래? 끝장내는 걸

불량배 같은 운명을 다시 살지 않게끔

어디로 가지? 끝장내려

무얼하지? 죽음

 

la mort. 죽음으로...

 

폴 발레리,

비관론자였군! 발레리만?

누구나 순간 순간 비관론자가 되는거지.

기억하지 못할뿐.

한 순간 비관론자가 되는거지.

빨간 장미의 목을 따고픈 때가 있는 것처럼, 누구나 순간 비관론자가 되는거지.

그러다 살자 살자 그러지.

생의 목표가 오직 사는 것에 있는 듯이.

 

그가 그랬잖아

'바람이 인다.... 살아야 한다' 라고, 애써야 한다잖아.

 

한순간의  비관론자들이 시를 남기고 글을 남긴다.

 

한 줄만 읽어서는 될 일이 아니지.

한 번 속은 적이 있었지.

까뮈가 허무주의에 비관주의자인줄로 알았었잖아. 그런데 아니었잖아.

그건 살아갈 빌미를 만들기 위한 설정에 불과한 것이잖아.

 

그런거라는 생각이 든 새벽...이다.

 

그가 한 말을 옮겨본다.

 

P. 발레리曰 "인간들이란 그들이 보여주는 것으로 서로 구별되고, 그들이 감추는 것으로 서로 닮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