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대로 映畵

[이탈리아] 붉은 구두 Don't move

발비(發飛) 2007. 1. 8. 00:57

 

빨간 구두 (Don't Move 2004) / 이탈리아/ 122분

새르지오 카스텔리토 감독/ 페넬로페 쿠루즈, 세르지오 카스텔리토

 

 

의사인 디모떼오, 딸이 교통사고로 죽음의 고비에 있다.

비오는 병원 뜰에 한 여자가 빨간구두를 신고 앉아있다. 슬픈 눈... 그리고 기억들의 조각조각.

 

15년전, 더운 여름에 빈민가에서 천박해 보이는 한 여자를 폭력적으로 겁탈한다.

평소의 그의 성격과는 너무나 다른, 그의 안에 있는 폭력성이 여자에게.

아름답고, 지적인 아내와 부러울 것없이 사는 그인데, 그는 다시 그 여자 이딸리아를 찾아간다.

여전히 이딸리아에게 그는 폭력적이다.

그리고 폭력성이 바닥을 낼 즈음 이딸리아를 사랑하게 된다.

원점회귀.

사람은 누구나 그 처음으로 돌아가고자 한다. 그 처음이 불행했고 가난했더라도 그 무늬가 편한 것일까.

이딸리아에게서 가난한 어린시절 불우했던 기억들을 떠올린다.

증오했던 기억이었겠지만, 실제의 그에 가까운 것은 가난하고 어두웠던 그 때이다.

버릴 수 없는 것.

버리면 좋겠지만 버릴 수 없는 것.

 

보잘 것 없는 이딸리아와 살기 위해 아내와 이혼을 하려했지만, 아내는 임신을 한다.

이딸리아도 임신을 했지만, 불법중절수술을 한다.그가 떠나려했으므로....

아내와 살아보려는 그지만 이딸리아를 사랑한다.

이딸리아와 둘만의 결혼을 한다. 그들은 행복해보였다

이딸리아는 불법중절때문에 후유증으로 죽는다. 디모떼오가 수술을 했는데.....

그렇게 그들의 사랑은 끝났다.

 

아내와 딸과 15년을 살아간다.

딸의 죽음앞에 다시 나타난 이딸리아는 병원 앞에 그의 딸을 기다리다..... 사라졌다.

딸이 살아났다. 이딸리아가 딸을 남겨두고 떠났다.

둘의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게 된 그 딸을 그의 곁에 남겨두었다.

디모떼오는 이딸리아의 빈자리를 보며

웃는다? 미소를 짓는다? 슬픈 웃음을 짓는다? 그리운 웃음을 웃는다? 간절한 웃음을 웃는다? ......

깊이 깊이 숨겨두었던 빨간 구두를 꺼낸다.

이딸리아가 죽을 때 관에 넣어주지 못했던, 그가 사준 빨간색 구두를 이딸리아가 앉아있던 병원의 뜰에 가지런히 놓아둔다.

그제야 디모떼오는 안도의 웃음을 웃는다.

빨간구두.

 

2005년에 그 영화의 시사회를 다녀와서 나에게는 'Don't move'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하다.

'붉은 구두' 라는 이름으로 티비에서 방영되었다.

다시 본 영화, 더 좋았다.

 

배우들의 연기가 좋았고, 영화가 남겨주는 여운이 지금의 나로서는 참 적절한 시기인 듯 싶다.

 

1.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원점회귀. 얼마나 많이 변한 척 하느냐 일 뿐이다.

---그는 자신과 닮은 그 여자를 사랑했다.

디모떼오 曰 "아냐 내인생에서 처음으로 나를 위한거야."

 

2. 꼭 이루어질 필요는 없는 것이다

..... 사랑이 이루어지면 좋겠지만, 진해서 희석되지 못하고 무겁게 자신의 안에서 간직하는 것, 세상을 묵직하게 사는데 도움이 된다. 무거워서 천천히 걷겠지만, 그래서 보는 것도 많다.

--- 그는 평생 먹을 양식을 가슴에 채우고 있다.

디모떼오 曰 "사람이 죽으면 먼 데 가지 않아. 사랑하는 사람의 가슴에 묻히지. "

 

 

 

 

           

이 영화를 봤던 어느 날---> http://blog.daum.net/binaida01/2243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