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비(發飛) 2006. 2. 2. 09:58

 

 

손과 손이 스치다.

멈추었다.

손이 아니라 내가 멈추었다.

 

만남

 

영원할 수 없기에 만남이라는 말이 존재한다.

길게 혹은 짧게

영원할 수 없기에 스침이라고 말한다.

 

시간

 

 만나는 동안 손을 잡고 있다.

길게 혹은 짧게.

오른 손과 왼 손이 함께 할 수 없듯이, 그렇듯이

정해져 있다.

 

여운

 

마지막 체온을 나누었던 검지 손끝

그 곳에만 살아있는 특별한 기운

길게 혹은 짧게

남아 있는 체온이 만남이다.

 

자리

 

그를 만났던, 스쳤던 시간, 그를 남겨둔 시간의 자리를 비워둔다.

또 다른 이와의 만남.

내밀었던 시간, 손가락도 여운도 다르다

다른 만남 다른 손가락을 내민다.

열 손가락이 많다.

 

거부

 

여운으로 남은 열손가락의 그들과 함께 산다.

남길 수 없는 만남.

함께 갈 수 없는 만남을 거부한다.

 

두 손의 스침을 만남으로 보지 않고 헤어짐으로 보았다.

만남이라는 것만큼 짧은 것은 없다.

손을 잡고 함께 걸었던 긴 시간중에 진정 만남을 느꼈던 것은 역시 순간이다.

영원히 여운으로 남길 순간을 가진 만남.

한 손을 채우기도 버거운 시간들이다.

 

찬 아침, 손을 만났다.

 오늘 만날 스칠 시간에게 여운이라는 보험을 들자고 설득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