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에 가고 싶다
날씨가 이상한가...
경복궁에 가고 싶다.
아미산앞에 앉아 그냥 그 돌계단에 앉아 좁게 보이는 높은 하늘을 보고 싶다.
담에 찍혀있는 흙으로 만든 꽃 그림 내 손가락으로 한 번 더듬거려보고 싶다.
그 곳에 앉아 있고 싶다.
그 곳에 가본지가 꽤 되는 것 같다.
참을 수 없을만큼 경복궁이 가고 싶다.
아미산을 마주하고 돌계단에 기대어 앉아 좁은 하늘을 맘껏 올려다 보고 싶다.
눈이 시리도록 이쁠텐데...
등 뒤에 있는 창이 어떤지 모른다.
다만 경복궁이 보고 싶은 걸 보니, 날씨가 축축한갑다.
다음날인 2005.9.28.아침
어제 위와 같이 칭얼거렸다.
칭얼거리는 놈 떡 하나 더 준다고... ㅎㅎ
평소 이뻐해주시는(?) chalkack께서 파일을 보내주셨다.
일단 감사하고..
이단은 내게도 같은 곳에서 같은 것을 찍은 사진파일이 있다.
물론 실력차이야 나지만, 신기한 일이다.
시차를 두고 같은 곳을 보았다는 것
같은 곳에서 앵글을 맞추었다는 것
사는 것은 그래서 때로 재미있다.
내가 만져보고 싶던 흙을 빚어서 구워서 만들었을 저 교태전 담의 문양.
저 문양을 만질 때의 감촉!
만져본 사람만이 안다.
난 저것을 만지면서, 그랬을리 없지만, 정말 그랬을리 없지만.
톡톡거리며 교태전 담에 그림을 박아넣었을 어느 이름없는 인부의 눈길을 생각한다.
그는 그 곳이 왕비의 궁이라는 것을 알았을 것이고.
그 하나만으로 가슴 뛰며 일을 했을 것이다.
눈과 손은 톡톡거리면서, 또 다른 눈과 손은 어디에 혹 있을지 모르는 왕비의 기운을 찾았을 것이다
달리 엉큼한 의미가 아니라, 그 가슴 뜀이 여기에 느껴진다.
누구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흠모해서가 아니라
때로 그런 사람이 있다. 그 존재가 그저 가슴을 뛰게 하는 것.
그런 맘으로 교태전 담을 만들어나갔을 이름 없는 이의 쿵쾅거림이 느껴진다.
난 그 곳에 가서 내 손바닥을 그 곳에 대며 생각할 것이다.
쿵쾅거리는 소리를 듣고 싶었던 것이다.
나른함과 절망감으로 가라앉고 있는 나에게 그의 심장소리가 전이되어
나도 그만큼의 빠른 심장박동을 원하는 것이다.
교태전 담벼락에 손을 대고 어느옛날 어떤 사람의 가슴 쿵쾅거림을 전이 받고 싶은 것이다.
난 경복궁 아미산과 교태전 담벼락의 아름다운 저 문양을 만지고 싶든 것이다.
-이웃 블로거 chalkack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