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거림
9월 첫 날에
발비(發飛)
2005. 9. 1. 10:35
9월 첫날이다
오늘은 특별히 그래 특별히
가을 느끼고 싶어서 민소매를 입고 출근을 했다.
바람이 얼마나 시원해졌나보려고, 9월 첫날에 여름에 검게 그을린 팔을 내 놓았다.
많이 시원했다.
바람이 차게 팔을 스친다.
가을은 나에게 어떤 일을 어떤 생각을 가져다 줄까?
모두 말라가는 가을에 내가 증발되어야 할 수액은 어떤 것일까?
겨울을 나기 위해 내게서 축출되어야 할 것을 찾아야하고
겨울을 나기 위해 내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것을 찾아야겠지.
나무들을 본다.
이제 재산분배를 하는 것이다.
또 다른 생을 위해서
열매로 상속할 것들은 상속하고, 바람에 풍장시켜야 할 것들은 풍장시키고, 땅에 떨어뜨려 매장시켜야 할 것들은 매장시키고, 자신은 오로지 골수만 남겨두고 최소한의 자리를 차고 기다린다.
다시 봄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