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히는대로 詩

[서정주] 바다

발비(發飛) 2005. 5. 9. 01:34

바다

 

서정주

 

귀기우려도 있는 것은 역시 바다와 나뿐

밀려왔다 밀려가는 무수한 물결우에 무수한 밤이 往來하나

길은 恒時 어데나 있고, 길은 결국 아무데도 없다.

 

아- 반뒷불만한 등불 하나도없이

우름에 젖은 얼굴을 온전한 어둠속에 숨기어가지고......너는,

無言의 海心에 홀로 타오르는

한낫 꽃같은 心臟으로 沈沒하라.

 

아- 스스로히 푸르른 情熱에 넘처

둥그란 하눌을 이고 웅얼거리는 바다,

바다의 깊이우에

네구멍 뚤린 피리를 불고......청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