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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스-꿈

발비(發飛) 2012. 10. 29. 19:18

 

 

아프지 않아도 이틀내내 잘 수도 있다.

잠시 깰 수도 있고, 

깨어있는 잠시동안 밥 먹고 또 잘 수도 있다.

그렇게 할 수는 있는 것이지만...,

그렇게 하고 난 뒤에는 뭔가 이상하다.

 

내가 비정상적인 것 같다.

물론 비정상적이기도 하다.

 

월요일 새벽 다섯시에 깼다.

잠이 깨기도 전에 일주일동안 해야 할 일들로 머릿속이 가득하다. 

머리가 무거워 얼른 일어났지만,

화장실에 앉아 멍했다.

할 일이 많은데, 이틀씩이나 잤다는 것에 한심하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

 

그럴 수도 있지. 그래야지.

 

그러다 또 생각했다.

다 괜찮은데, 꿈이 없었구나.

이틀이나 잤는데, 나는 꿈을 꾸지 않았다.

목이 결려 몸을 틀거나, 허리가 결려 돌아눕거나, 다리가 성가셔 허공에 몇 번을 휘돌렸을 뿐,

나는 꿈을 꾸지 않았다.

 

정말 무뇌상태였던 것인지.

꿈이 없었다.

 

만약 누군가가 옆에 잠들어 있다면,

마냥 자는 것보다는,

 

간혹 잠결에 웃기도 하고, 찡그리기도 하고, 허공을 휘젓기도 하고

그랬으면 좋겠다.

살아있는 사람처럼 말이다.

그럼 그 사람이 참 이쁠 것 같다.

꽃처럼 이쁠 것 같다.

(마티스의 여자가 그렇다. 이쁘다)

 

그러고보니,

두어달전에 절벽과 절벽을 건너려다 절벽아래로 끝없이 떨어지는 꿈을 꾸었다.

다리가 찡하게 저리고, 가슴이 붕 부풀어 절벽아래로 한참을 떨어졌다.

중간에서 멈췄으면 했는데 그 찌릿한 기분으로 한참을 떨어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