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히는대로 詩

[조연호] 천문

발비(發飛) 2009. 5. 29. 18:58

천문(天文)

 

조연호

 

하늘의 문자에서는 분무 살충제를 뒤집어 쓴 벌레처럼 소름 끼칠정도로 아름다운 소리가 들려왔다.

고전주의자로서의 나는 별의 운동을 스스로 지켜볼 수 있기 때문에 별과 나 사이가 투명하지 않다고 여긴다.

전달에 대한 의문은 거기서부터 시작해서

성난 가족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분노에서는 평화로운 멜로디가 떠올랐다.

 

달 앞의 우리는 외양간 같은 영혼을 숨기기 위해 작은 판이 되어 있었다.

내가 너를 갚아 줄 것이다.

물 밖에서 자기의 이해되지 않는 몸을 바라보았던 흔적이 밤에겐 적혀 있다.

내가 너에게 겨를 묻혀줄 것이다.

 

묵매를 치던 사람,의 별자리

모음이 올 자리, 의 별자리

서로 헤어지지 않도록 별들은 내게 악취를 모아주었지.

 

내가 만약 해바라기라면 내 얼굴을 조각조각 나눠들고 가을의 아이들은 나를 떠난다.

그런 나는 텅 빈 구멍마다 삶은 빨래를 집어넣고

고장 난 얼굴이 되어 아이들의 칭찬을 받을 것이다.

 

고대이야기가 입방체에 관한 이야기의 용사인 것처럼

그가 내게 개구리들을 보내셨다

밤마다 물가에선 따라 부르기 비좁은 애곡이 들끓고

나의 막대가 나에게 주는 고마운 자해 때문에

이불 밑이 부끄러운 줄도 지켜지는 줄도 몰랐다.

 

웅덩이와 달라지는 남자여, 나는 소년의 이름을 그렇게 불렀다. 이별은 보통의 추위처럼 격벽 밖에서 쓸쓸한 것들과 달라붙고 있었다. 깊은 잠을 상속 받은 사람은 (자동) 떨어지다, (타동)떨어지다, 이등변에서 얼마만큼 탈락의 넓이를 가질 수 있을 것인가.

나는 붙이면 없어지는 그런 표현이 된다.

 

가장 밑에 고인 바람을 움직이기 때문에 나는

머나먼 인간을 별의 이행시대라고 부를 수 있다.

계는 방점에서 결점으로 이행한다.

나는 소맥을 한 줌 쥐고 <그리하여, 만일> 이라는 우주 한가운데 떠 있었다.

 

고전주의자의 성

 

부이이 괄태충처럼 사라질까봐 두렵다

그는 이러한 종류의 산문과 운문을 생의 모든 부분에서 반복했다

회색이 만든 아름답고 슬픈 시대

내가 그대에게 하루에 하나씩의 문밖을 던지는 것에 아직 방문객이 없던 시절

그늘을 잃었고 그날의 그림자를 모두 잃었다

괄태충처럼 사라질까봐 두렵다

하지만 자고 나면 이것이 어떤 잠이었는지를 알 수 없게 되리라

보다 더 굵은 긴 악몽에

향기 나는 콘돔을 씌우고

아버지와 하녀 사이에 도착하기 전에 비는 죽는다

이 계절에 구름은 위쪽 단추까지 채우고 또 이 계절에

우리 젖은 우리를 풍향계 앞에 꺼내놓고

괄태충처럼 사라질까봐 두렵다

운 없는 어린잎이 현관문을 두드렸어 그런 뒤적이는 소리들이

내 감정의 일부를 성공적으로 부숴놓곤 했다

창에 돌을 던져준 건 고맙지만 창들은 예전부터 깨진 들판을 달리고 있었다

양손 곁에 놓여있는 더러운 주말은 그렇다면 즐겁다

연금술의 치유력으로 겨울잠을 한 조도 포기한다

괄태충처럼 사라질까봐 두렵다

쓸쓸하게 녹아 없어진 초의 개수를 매일 밤 처음부터 다시 외워보며

그대도 나처럼 신비한 불결을 향해 잠들어라

 

점성의 성속사

 

물결이 오고 있는 곳은 이야기의 끝 약 이백 페이지 남짓한 지점이었다. 편지는 날아올라 그것을 본 내게 별이 더 이상 비약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게 만들고 있었다.

 

'우주가 시작된 곳은 어디인가'하는 질문에 천문학자는 '그것은 그것의 내부에서 온다'고 대답했다

 

첫 이야기는 죽은 것을 포한하는 어떤 성조에 관한 것이다. 자침의 방향은 발바닥을 들고 도서관의 나를 기다렸다. 책이 동물의 배태 같았기에 나는 그 책의 산도를 향해 새가 날고 있다고 여겼다.

 

방충망 틈으로 잔잔한 화역이 와도, 잔잔함의 부피는 방충망을 통과하지 못할 것이다. 시간 역시 발바닥을 들고 내 귓전으로 두 다리를 데려오고 있었다. 선천의 혹은 후천의 애인들에게 사람들은 감격했고, 토론했고, 비탄에 빠졌다.

 

죽은 동물의 머리 뼈안에 꿀을 만드는 벌이야기다. 서쪽의 별자리는 소변을 모아주는 작은 두개골 같았다. 옥상이 구름을 열광하더라도 잘 찢어지는 종이공예품 같은 성감대를 탓하지는 말자, 사람은 확신에서 신비를 얻기도 하는거니까. 밤은 신발처럼 뒤엉킨 우리들의 절종에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할아버지여, 저 괴로운 별이 자기 발에 닦아달라고 울부짖고 있어요. 오래 물었던 구중청량제를 역연의 별에게 뱉는다.

 

또 다른 이야기 <오케아노스의 일곱 딸>에서, 옆집 아저씨가 깨진 망원경에게 '서쪽 하늘에서 다시 만나자'라고 말한 건 너무 슬펐다. 오케아노스의 일곱 자매는 반신들을 배고, 오줌 누기가 힘들었다. 내 베개는 종종 엄마의 발목 자국을 소중히 끌어안고 있었다. 더러 인간을 사랑한 것을 부끄럽게 여긴 별도 있었다. 임신중독, 그것이야말로 밤하늘을 무심한 것으로 상상한 자의 증상이었다.

 

발 아래

 

무연고의 이름으로, 준말의 신분으로, 바람은 잃을 것들을 만난다.

 

물결을 걸어서 그는 어부들과 함께 소금이 걸어오는 세상을 바라봤다. 그림자는 귓속을 흐르는 얕은소리를 따라 자기 그림자를 건넜다. 너의 가장 굵은 엄마에게 작은 발을 남겨두려고 뱀이 태어났지.

 

처음의 거리는 입에 몰두하는 두 발에게 재봉선을 만들어 주었다.

너의 오기는 내일보다 무덥겠지. 최초의 사람은 그늘에겐 여름을 안 빌려주겠지. 폭포는 사라지겠지.

나를 만든 당신은 아마 그리운 세계를 조형으로 채우는 방식을 택했을 것이다.

 

염생식물처럼 짜디짠 물을 삼키면서, 모든 방향으로 기차표를 찢어날리면서, 나의 부속지들은 자란다.

 

엄마는 한 개의 시어를 내게 줬구요, 걔들은 친절 이전을 배우지 못하고 있어요. 똑같은 분량의 지시어를 나눕니다. 엄마의 시어는 선이 가는 결심을 하고 기차가 참 좋아 할 얼굴로 철길을 걷고. 닮고 닳은 우리의 바지 끝은 처음부터 젖은 이웃으로부터 응원받았죠.

 

누군가의 손을 잡기까지 기차는 빈손을 향해 달리고

우리는 낡은 우산을 결핍의 음계까지 펼쳤다.

 

두 다리를 가진 색깔을 겪는 시간 혹은

각자 다른 색깔의 다리를 겪는 시간

이제는 절대 밟힐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너의 발 아래

내 입은 정서적으로 집을 사랑한다.

 

심장을 가진 다리 얘기를 해줄까?

우리는 단단하지 않아. 두 개의 눈 외에는 아무 것도 담기지 않는 얼굴처럼, 우리는 차갑기 때문에 찬물에게로 흐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