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거울
거울
이상
거울 속에는 소리가 없소
저렇게까지 조용한 세상은 참 없을 것이오
거울 속에도 내게 귀가 있소
내 말을 못 알아 듣는 딱한 귀가 두 개나 있소
거울 속의 나는 왼손잡이오
내 악수를 받을 줄-모르는 악수를 모르는 왼손잡이오
거울 때문에 나는 거울 속의 나를 만져보지를 못하는구료마는
거울 아니었던들 내가 어찌 거울 속의 나를 만나보기만 이라도 했겠소
나는 지금 거울을 안 가졌소마는 거울 속에는 늘 거울 속의 내가 있소
잘은 모르지만 외로된 사업에 골몰할께요
거울 속의 나는 참 나와는 반대요마는
또 꽤 닮았소
나는 거울 속의 나를 근심하고 진찰할 수 없으니 퍽 섭섭하오.
-1933.10 카톨릭청년
간만이다.
이상의 거울, 어른이 되어서 만나는 거울, 참 다르군!
헉! 74년 지난것맞나?
너무해! 이건 너무하다. 글이다! 시다! 그래서 가능한 것이다! 이렇게 남는 것이다! 아주 신선한 모습으로!
하지만, 난 이 멋지고, 심각한 시에다 나의 잡설을 붙인다. 아마 모르긴 해도 이상시인이 재미있다고 하실 것 같다. 시 쓰시는 1933년에는 이런 버전은 없었을 것이다.
-거울잡설-
1. 1분이내 실루엣보기
2. 1분이상 3분이내 눈코입 뜯어보기
3. 3분이상이라면....Hmm~ 내가 보이지 않고 나의 뒤에 누군가를 만나게 된다. 귀신아님.
평소 그리워한 사람, 말을 나누고 싶었던 사람을 볼 수 있다.
그럼 그와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기 혹은 연습하기.
4. 정신차리고...2번, 1번의 순으로 다시 한번.
그리고 현관밖으로 나간다.
5. 내 뒤에 보이던 그와 만날 수 있기를... 그와 만날 수 있기를.... 오늘이 그날이기를... 비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