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히는대로 詩
[장석주] 햇빛사냥
발비(發飛)
2006. 12. 19. 00:31
햇빛사냥
장석주
애인은 겨울벌판을 헤매이고
지쳐서 바다보다 깊은 잠을 허락했다.
어두운 삼십 주야를 暴雪이 내리고
하늘은 悲劇的으로 기울어 졌다.
다시 일어나다오,뿌리 깊은 눈썹의
어지러운 꿈을 버리고,暴雪에 덮여
오, 전신을 하얗게 지우며 사라지는 길 위로
돌아와다오, 밤눈 내리는 세상은
너무나도 오래 되어서 무너질 것 같다.
우리가 어둠 속에 집을 세우고
心臟으로 그 집을 밝힌다 해도
무섭게 우는 피는 달랠 수 없다.
가자 애인이여,햇빛사냥을
일어나 보이지 않는 덫들을 찢으며
죽음보다 깊은 강을 건너서 가자.
모든 싸움의 끝인 벌판으로.
시집 <햇빛사냥> 청하.1986 / 북인 '현대시세계시인선01' 재출간.2006.12
땅끝까지 내몰리면, 우리는?
가자 애인이여, 햇빛사냥을
일어나 보이지 않는 덫들을 찢으며
죽음보다 깊은 강을 건너서 가자
인간을 살리는 시를 써야한다.
시인은 썩어 거름이 되어, 흙인 독자를 살려야 한다. 살아갈 힘을 주는 써야 한다.
나 방금 거름 한 줌 먹고 짙푸르러진 느낌이다.
지금 이 시를 HB연필로 베껴썼다. 입을 다물고 싶다. 손을 멈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