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에서 시작된 [나비효과]가 인가
집에만 있는 것이 나쁘지 않았다. 조용하고, 고요하고, 천천히 움직이고 괜찮았다. 일주일에 하루 일을 하러 나가고, 나머지는 일도 천천히 먹는 것도 천천히 점점 더 천천히 살고 있었더랬다. 어느 날 감자라는 말티푸가 내게 왔고, 감자는 그야말로 똥꼬발랄한 애기인데, 늘 살갑다. 늘 쳐다본다. 발뒤꿈치를 따라다닌다. 흔히들 말하는 분리불안의 징조도 보인다. 그것이 시작이다. 감자의 분리불안, 내가 종일 집에 있어서 생긴 거라고들 했다. 나만 현관 밖을 나가야 했다. 그래서 내가 나가는 것이 익숙해져야 한다고 했다. 강아지가 살아가기 불편한 일종의 병을 나때문에 얻는 것은 안될일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딱히 갈 곳이 없다. 집에 책도 있고, 노트북도 있고, 패드도 있고, 음식도 있고, 커피도 있고, 다 있..
2023. 2.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