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아파트 단지를 걷다가, 가지치기를 해 놓은 장미나무 가지가 사방에 떨어져 있었다.
처음엔 장미인 줄은 몰랐다.
그저 봄바람이 부는데 나뭇가지들이 흩어져 있어
그저 가지 몇 개를 주웠다.
나무가지를 주워보니 가시가 박혀있는 장미나무였다.
장미
너무 아름다운 꽃 장미가 나무라는 사실을 생각하지 못했었다
장미를 볼때 꽃만 보았지 나무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았다.
신기했다
장미나무도 가지가 나무색이구나.... 신기했다
그래서 가지 몇 개를 가지고 집으로 왔다
장미나무가지
빨간 장미꽃이 피는 나무색 장미나무가지
지나치기가 싫었다
장미나무가지를 며칠 두다가
인사동에서 사두었던 마끈이 생각이 났다.
처음에는 그냥 한번 묶어보다가
그리고 다시 한번 묶어보다가
그러다가 마치 모빌인 듯한 모양이 되었다
장미나무가지모빌이다
한번도 생각하지 않았던 빨간꽃이 피는 나무색가지
장미나무가지는 다른 나무가지보다 훨씬 가볍다
겉껍질은 단단하다.
저 모빌을 볼 때마다 생각한다.
혹시
내가 지나치고 있는 것이 없나 잘 살펴봐야겠다고.
그리고 뿌듯하다.
봄거리에 흩어진 가지들이 내 방에서 훌륭한 작품(?)이 되어있으니...
혹
나도 저렇게 다르게 쓰일 수 있겠다 싶기도 하고
꽃으로만이 아니라 가지로도 쓰이는 그런 삶
나에게도 있을 수 있겠다 싶기도 하고
지금 내가 쓰고 있는 것이 빨간 꽃이라면
나의 가지는 어떤 것일까 싶기도 하고
저 모빌을 볼때마다 눈길이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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