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다 아랑곳하지 않는다.
선운사 뒷길 언덕에 자작나무 한그루가 있다.
아직 새싹을 틔우지 않고
속을 끓이고 있는 듯 싶다.
아랑곳하지 않고 제싹 틔울생각에 표정이 없는 자작나무.
그 하얀둥치에
난 처음 뱀인줄 알았다.
한줄 덩굴이 올라가고 있었다
이름을 모른다
싹까지 틔워가며 오르고 있었다
싹을 틔운 것이 아니라 한겨울에도 낙엽진 적이 없었던 것처럼
시퍼런 하지만 작은 잎들을 끼고 올라가고 있다
자작나무야 아랑곳하지 않고
제 길이다 싶게 자작나무를 타고 올라가고 있다
둘이 같이 있으면서도
서로에게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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