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見聞錄

[인도] 바라나시-악마의 숲

by 발비(發飛) 2023. 7. 19.

갠지스 강 건너 악마의 숲이 어둠 속에 사라졌다.

갠지스에 밤이 오면 악마의 숲은 세상 밖으로  사라지고, 악마는 세상을 떠다니니라.

너의 어깨 위에 혹은 나의 어깨 위에 악마는 분주히 옮겨다니니라.

 

시바는 머리를 풀어 은하수 물을 끌어당겨 갠지스에 물을 다시 흐르게 하였으나

이제 시바는 사라지고 악마는 살아남아 가트에 사는 이들의 어깨에 옮겨다닌다.

 

악마의 숲은 어둠 속에 자취를 감추고 보이지 않는데,  

"마리화나" "마리화나"

열댓살 먹은 아이가 허리춤을 잡는다.

 

어둠 속에 사라진 악마의 숲, 악마가 나를 채려 바람으로 싼다. 

허리춤을, 목덜미를 잡힌 나는 어째야 하나.

"마리화나"를 속삭이는 아이는 어둠 속에서 붉은 이를 드러내며 허리춤을 고쳐 잡는다. 

검은 바람은 인내를 품고 다시 한 번 목덜미 머리카락을 스친다. 

이대로, 이대로.

해야 떠야 한다. 가트에 해가 떠야 한다. 카트에 해가 떠올라 악마의 숲을 돌려놓아야 한다. 

사람들이 갠지스에 몸을 담궈야 한다. 

2006.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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