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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거림

'각자도생'이 아니라 '도생'

by 발비(發飛) 2022. 5. 11.

각자도생(各自圖生)이 아니라 도생(圖生)

아침에 눈을 뜨자마라 각자도생이라는 단어가 떠있었다. 

잠자는 사이 누군가 내게 던져놓고 간 말인듯 그냥 내 베개 옆에 딱 놓여있었다. 

가만히 각자도생을 보다가, 오랜만에 붓을 꺼내 각자도생을 써보다가. 너무 오랜만인지 잘 되지 않아

아이패드를 열고 또 各自圖生을 열번 스무번을 썼다. 

내게 준 메시지이니 긍정마인드로 그대로 받았는데, 쓰다보니 맘에 안 든다.

각자도생이라는 말이 최악의 상황에 피치못한 선택 대열해체 같은 것인데. 

나는, 우리는 지금 최악이고, 삶의 질서인 대열해체 해야할만한 상황인가. 

맘에 안 든다. 

받아들여지지가 않았다. 

겨우 사는 것은 싫다. 목숨을 부지하는 것이 생이 아니라 삶을 사는 것이 生일 것이다.

 

스무번쯤 썼을 때, 이렇게 했다. 

 

앞에 있는 각자를 지우고 도생을 남겼다. 

'삶을 그리다'

각자도생의 생은 생존의 의미였다면, 각자를 지우고 나니 생이 생명이 아니라 삶으로 보였다.

 

맘에 들었다, 마음으로는 꽃으로 도생을 장식하고 싶었는데 참았다. 

섣부르는 생각으로.

 

지난 주, 지지난 주부터 어제까지 몸이 아주 안 좋았다. 

다니던 병원에서 초음파씨티를 찍고,  일주일 뒤 대학병원으로 진료이관 되어 다시 검사에 검사를 이어갔다. 

어제 원인미상으로 결론이 났다. 

의사는 이미 증상은 사라져, 다른 병원 혹은 다른 과로 옮겨 다른 검사를 받기에도 애매하다고 했다. 

처음 병원도 처음 보는 증상이라고 했고,

대학병원에서도 처음 보는 증상이라 원인을 모르겠다고 한다. 

증상은 있는데 다들 모르겠다고 한다. 

한 편으로는 뭐지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모르는 것은 없는 거지 뭐 하는 마음도 들었다. 

 

몸이 한바탕 일을 치르고 나니, 리셋의 시간이었던 것처럼 정신이 맑아진 느낌이다. 

 

각자도생, 살 궁리를 해라. 

근데 도생, 생존이 아니라 삶을 생각해라. 

내 영혼은 그렇게 내게 주문하는 아침이다.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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