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發飛가 쓴 詩, 小說

[발비] 도요새와 비금도 염전(鹽田)에 심은 변장(變裝)된 진실

by 발비(發飛) 2016. 2. 2.

도요새와 비금도 염전(鹽田)에 심은 변장(變裝)된 진실



 발비



정오의 염전(鹽田)은 날선 태양을 품고 있는 하얀 포해자(抱孩子)였다.



도요새는 창(窓)이라고 부르던 네모난 염전으로 먼지처럼 반짝이며 들어갔다. 

염도 높은 물이 도요새의 발목까지 찰랑거렸다. 머리를 조아리며 네 개의 발가락을 부리로 쪼아 염전에 발을 심는다. 

날선 태양을 품은 포해자(抱孩子)는 도요새의 빨간 발목에 태양의 날을 대었다. 

잘려나간, 도요새의 발, 발은 거기 염전에, 발 없는 도요새는 빛이 되어 태평양을 건넜다.



나는 염전의 수차(水車)를 돌리는 무당이다. 나의 말(言)은 없었다. 변장(變裝)된 진실들을 풀어놓으며 몸을 흔든다. 발로 선 것이 아니라, 흔들림이 나를 서게 한다. 내 변장(變裝)된 진실은 도요새의 것이 아니었으나, 발 없이 빛이 되어 날아온 도요새는 수차 위의 나를 부정(否定)했다.



나는 결국 맨발로 염전에 서고 말았다. 

육모(六母)진 하얀 소금이 타고 올라온, 날카로운 태양광선이 꽂힌, 염전에 심겨진, 

꼼짝 못하는 발.



도요새는 머리 위를 난다. 

내 발은 염전에 심어주리. 

오늘, 내 발을 염전에 맡기리.

 

염전은 제 것이 아닌 것들을 품은 자의 발목을 잘라, 아물지 못한 발목에서 흘러나오는 변장(變裝)된 진실, 

그 진물이 뚝뚝 떨어져. 

발이 없어 서지 못하는 몸은 날아, 

멈추지 못하고 몸은 날아, 또 날아, 도요새가 날아, 빛으로 날아, 내가 날아.



비금도 염전에는 언제나 날아다니는 빛들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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